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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고 싶다는 아이,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by irainhill 2025. 3. 10.

어른이 되고 싶은 아이

어른이 되고 싶다는 아이,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얼마 전 첫째 아이가 이렇게 말했다.

"어른들은 마음대로 TV 보고, 공부도 안 해도 되고, 원하는 대로 살 수 있잖아! 나도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순간 피식 웃음이 나왔지만, 한편으로는 아이가 어른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정말 어른이 되면 원하는 걸 다 할 수 있을까? 아이의 눈에는 어른이 누리는 자유만 보이는 걸까? 부모 입장에서 어른의 현실을 솔직하게 말해주고 싶지만, 무조건 "어른은 힘들어!"라고 말하면 아이가 실망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이야기하면 좋을까?

아이가 '어른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이유

아이들은 어른이 누리는 자유로운 모습만을 보며 동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기 싫은 공부나 규칙을 따라야 하는 일상 속에서, 어른이 되는 것이 하나의 "탈출구" 처럼 보일 수도 있죠. 하지만 어른이 되는 것은 단순히 자유를 얻는 것이 아니라, 그에 따른 책임도 함께하는 과정입니다.

소아심리 전문가 김수현 박사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 "아이들은 자율성과 통제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과정에 있습니다. 어른이 되면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의 일부입니다. 이럴 때 부모가 너무 부정적으로 반응하기보다는, 어른이 된다는 것의 현실을 긍정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부모는 어떤 방식으로 아이와 대화를 나누면 좋을까요?

아이의 감정을 공감하며 자연스럽게 대화하기

1. 먼저 공감해주기

아이의 말을 바로 반박하기보다는, 먼저 공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맞아, 어른이 되면 하고 싶은 걸 더 많이 할 수 있겠지!" ✅ "어른이 되면 가장 하고 싶은 게 뭐야?"

이렇게 질문하면, 아이가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단순히 어른이 되고 싶다는 것보다, 현재 어떤 것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는지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2. 책임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기

어른이 되는 것은 자유뿐만 아니라 책임도 함께하는 과정임을 너무 무겁지 않게 설명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 "맞아, 어른이 되면 밤새 TV를 볼 수도 있고, 아이스크림을 마음껏 먹을 수도 있어! 하지만 그러려면 돈을 벌어야 하고, 피곤해도 일어나야 하고, 집안일도 직접 해야 하지." ✅ "어른이 되면 네가 원하는 걸 할 수 있는 힘이 생기지만, 대신 그걸 위해 준비해야 해."

이렇게 이야기하면, 아이가 "어른이 되는 게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구나"라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3. '하루만 어른 되기' 놀이해보기

이론적으로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경험하게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때가 많습니다. 아이가 어른의 자유를 부러워할 때, 하루 동안 "어른처럼 살기" 놀이를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그럼 오늘 하루 네가 어른이야! 원하는 걸 해도 돼! 대신 어른처럼 밥도 직접 차리고, 설거지도 하고, 방도 정리해야 해!"

이렇게 하면, 아이가 "어른의 자유"가 단순한 것이 아니라는 걸 몸소 체험할 수 있습니다. 놀이 형식으로 진행하면 아이도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4. 어른이 되는 것의 좋은 점도 알려주기

어른이 되는 것이 힘든 일이라는 것만 강조하면, 아이가 "어른이 되는 건 나쁜 일이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어른이 되는 것의 장점도 함께 이야기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 "어른이 되면 네가 좋아하는 것들을 더 많이 할 수도 있어! 예를 들면, 네가 좋아하는 가게를 차려서 원하는 걸 팔 수도 있고, 여행도 자유롭게 갈 수 있지."

✅ "하지만 그런 걸 하려면 미리 준비가 필요해. 공부도 하고, 경험도 쌓아야 네가 원하는 걸 마음껏 할 수 있어."

아동교육 전문가 이민정 교수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 "아이들에게 어른이 되는 것의 현실을 이야기할 때, 단순히 힘든 점만 강조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대신, 어른이 되는 과정 속에서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를 함께 이야기하면서, 준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처럼 어른이 되는 과정이 힘든 점도 있지만, 그만큼 얻을 수 있는 기회도 많다는 것을 알려주면 아이가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첫째 아이는 여전히 "어른이 되고 싶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어른이 되면 책임질 게 많아지니까, 그래도 잘 생각해봐야겠다!"라며 한 번 더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어른이 되고 싶다"고 말할 때, 그 속에는 단순한 부러움뿐만 아니라 현재 상황에 대한 답답함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공감하면서, 어른이 되는 과정의 의미를 긍정적으로 알려주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자유와 책임의 균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어른이 되고 싶고, 어른이 되면 다시 어린 시절이 그리워지는 것이 인생의 아이러니가 아닐까요? 중요한 것은 현재 주어진 순간을 즐기는 방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대화를 나누면서, 지금의 소중한 순간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